저는 면접관으로서 지원자를 만날 땐, 약점을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 지원자들의 흔한 답은, "생각을 못 해봤네요."나 "제 약점은 이러이러합니다." 라는 대답입니다.
그나마 그중의 일부 지원자는, "제 약점은 이러이러 하지만, 이런 부분을 통해 개선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답변을 해서 자기 객관화와 성장 가능성을 어필하지만, 이 또한 반쪽짜리 답변입니다.
왜 이런 답변이 '반쪽짜리'일까요?
자기 객관화와 개선 의지는 분명 훌륭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채용이라고 하는 것은 '지원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회사와 지원자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알아보는 자리입니다.
결국 위 답변들에서는 '우리 회사와의 연결고리'가 빠져있습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은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답변은 지원자가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지는 전혀 연관이 없는, 범용적인 답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회사와 함께 성장할 인재를 찾고 있기 때문에, 이 답변만으로는 지원자가 왜 '수많은 회사 중 우리 회사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답변이 좋을까?
더 나은 답변은 바로 이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합니다.
자신의 성장 계획에 '우리 회사'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정확히 끼워 맞추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음 단계의 파트너로 우리 회사를 지목하며,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 반쪽짜리 답변: "저는 데이터 분석 결과의 시각화 능력이 부족하여, 최근 관련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며 보완하고 있습니다."
- 완전한 답변: "저는 데이터 분석 결과의 시각화 능력이 부족하여, 최근 관련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사에서 사용하는 OOO 툴과 사내 스터디 문화를 통해 이 부분을 빠르게 학습하고, 단순한 데이터 전달을 넘어 동료들을 설득하는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후자는 단순히 자신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우리 조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갈 시너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간혹 위 답변에 대해 "우리 회사는 학교가 아니에요"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왜 이런 답변을 했는지, 좀 더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네, 맞습니다. 회사는 배우러 오는 곳이 아닌,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약점을 말씀드린 이유는, 제 개인적인 학습 노력과 더불어 귀사의 시스템이 더해졌을 때 발생할 시너지를 생각했을 때, 단순히 제 현재 역량으로 내는 성과를 넘어 훨씬 큰 성과를 빠르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처럼, 나와 회사 둘 모두 얻을 것이 있으므로, 좋은 답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답변'이 보여주는 것
이처럼 '완전한 답변'을 하는 지원자를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중요한 역량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사고('약점의 선택')
좋은 인재는 직무의 핵심 역량을 피하면서도, 조직의 도움으로 충분히 개선 가능한 수준의 구체적인 약점을 '선택'합니다. 이 선택 과정 자체가 '지원자 자신'과 '직무', 그리고 '우리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고도의 전략입니다.
미래 가치 제안('즉시 전력'과 '+@')
자신의 강점을 통해 '즉시 전력'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어필한 뒤, 미래 가치를 더할 +@(플러스 알파)의 카드로써 활용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성장시켜주세요'가 아니라,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지만, 성장을 통해 미래에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다는 매력적인 '투자 제안'입니다.
진정성 있는 노력('포장된 답변' 너머의 이야기)
설령 거짓으로 준비된 답변이더라도, 그 안에는 우리 회사의 조직 문화, 시스템, 비전을 사전에 학습하고, 자신의 성장 계획을 연결시키기 위해 고민했다는 점이 담겨있습니다. 이는 회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입사 의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시그널입니다.
물론 거짓 투성이인 지원자는 거르는게 좋으므로, 추가적인 질문들을 통해 진실된 사람인지는 반드시 검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약점을 질문하는 것'은 지원자의 단점을 찾아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가장 뛰어난 전략적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내 약점의 퍼즐을 채워줄 회사는 어디있을지, 다시한번 고민해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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