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발자들이나 취준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한숨 섞인 질문이 있습니다. "서류 통과조차 왜 이렇게 힘들까요?"
제가 커리어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채용 시장은 단순히 '불황'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엔 훨씬 더 복잡하고 가혹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시장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그 실마리가 보입니다.
1. 이력서의 상향 평준화
채용 공고 자체가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불안감으로 인한 이력서 남발입니다. 취업자리가 줄어드니 불안해진 지원자들이 더 많은 곳에 이력서를 던지는데, 그 과정에서 AI의 힘을 빌려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습니다.
채용 담당자의 책상 위에는 이제 잘 못 쓴 이력서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진짜 실력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기는 더 힘들어졌죠. 그래서 회사는 전형을 길게 늘리거나, 라이브 코딩을 더 빡빡하게 잡고, 레퍼런스 체크에 열을 올립니다. 검증 비용이 올라가니 서류 필터링은 더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요.
2. AI가 흉내낼 수 없는 지점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이력서를 수백 군데 뿌리는 '물량 공세'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저는 오히려 '한 놈만 팬다'는 식의 집요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AI가 아무리 문장을 예쁘게 만들어도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 주장: "너희가 찾는 사람이 바로 나다"라는 확신과 그에 대한 주장.
- 근거: 그 주장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실패와 성공을 통한 나의 경험 어필.
- 태도: "왜 꼭 이 회사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개인적인 동기.
"너네가 찾는 사람이 나야(주장), 왜냐면 이런 경험이 있거든(근거), 그리고 난 너희랑 이런 이유로 함께 일을 꼭 해보고 싶어(태도)." 이 삼박자가 맞는 글은 수천 개의 AI 이력서 사이에서도 반드시 빛이 납니다. 이력서만 읽어도 납득이 가거든요.
3. 확률을 높이는 방법
모든 공고에 이렇게 공을 들이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 전략을 추천합니다.
첫째, 도메인을 좁히세요.
핀테크면 핀테크, 커머스면 커머스. 특정 도메인을 따라가면 내가 가진 기술적 자산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수정할 부분은 줄어들면서 전문성의 농도는 짙어지죠.
둘째, 내가 가진 경험을 템플릿화 하세요.
모든 사람이 도메인을 좁게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주도적인 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신 분', '대규모 트래픽을 경험해보신 분'처럼, 각 키워드에 대한 경험을 이력서를 적을 때 마다, 별도로 키워드 - 경험을 매칭한 템플릿을 만들어보세요. 다른 공고에서 같은 키워드가 나왔을 때, 각각의 키워드에 맞는 경험을 가져다 붙이는 것 많으로도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셋째, 주도적으로 문을 두드리세요.
공고가 뜨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커피챗을 제안하거나 지인 추천을 활용하는 등 '사람'에게 직접 닿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시스템이 꽉 막힌 시기일수록, 시스템 밖에서 일어나는 연결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특히나, 면접에서 바라보는 지원자의 경험은 면접관의 질문에 맞는 부분만 보여지지만, 커피챗에서의 대화는 나를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리입니다.
합격은 확률의 총합
이런 노력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런 고민의 흔적 하나하나가 모여 나의 합격 확률을 1%에서 10%로, 다시 50%로 점차 끌어올린다는 사실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고, 그 실패마저도 다음 이력서의 '근거'로 삼는 사람이야 말로, 결국 합격할 수 있는 주도적인 사람입니다.
계속 서류 탈락만 하고 있다면, 다시한번 이력서를 살펴보세요. "내 이력서에는 나의 주장, 근거, 동기가 충분히 담겨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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