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질문을 위해 '목표와 맥락'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모든 목표와 맥락을 이야기 하는건,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소통의 효율을 높여주는 '맥락 생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방법의 핵심은 우리 팀을 하나의 거대한 'CDN' 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킥오프, 디자인 시스템 공유, API 명세 리뷰 과정은, 전 세계 Edge 서버에 정적 데이터를 미리 배포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피그마 링크, 컴포넌트 규격, API 엔드포인트 같은 정적 데이터들이 각 팀원의 머릿속, 즉 Edge 서버에 캐싱되는 것이죠.
이렇게 CDN이 완벽하게 준비되면, 우리의 질문 방식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1. 매번 Origin 서버에 요청하시겠습니까?
매일 함께 일하는 팀장님께 장황한 맥락으로 질문하는 것은,
CDN을 무시하고 모든 요청을 멀리 있는 오리진 서버에 직접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지연시간이 발생하죠.
- Origin 서버 요청 - 높은 지연시간 : "팀장님, 저희가 지금 배포한 '알파 서비스'의 '결제 페이지'에서 사용하는 '주문 버튼' 컴포넌트 말인데요. 이 버튼의 디자인 시스템 상 스타일 가이드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불필요한 소통 비용을 만들어냅니다.
팀장은 다시한번 맥락을 파악하고, 기존에 이야기 했던 내용과 일치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나서야 답변할 수 있으니까요.
정답은 캐시가 되어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질문하는 것입니다.
- Edge 서버 요청 - Cache Hit! : "팀장님, 이 버튼 Primary 스타일 적용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이 짧은 질문은 사용자의 브라우저가 가장 가까운 CDN Edge 서버에서 캐시 히트된 데이터를 받아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미 캐싱된 정보를 활용하기에 빠르고 효율적이죠.
2. 동기화: CDN 캐시 무효화
물론, 공유된 정보에 변경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버튼 색상을 바꾸거나, 백엔드 개발자가 API 응답 값을 변경하는 경우죠.
이때 리더나 담당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CDN 캐시 무효화' 요청을 팀 전체에 보내는 것입니다.
"팀원분들, Primary 버튼 색상이 피그마에서 변경되었으니 꼭 확인해주세요!"
이런 동기화 과정이 없다면, 어떤 팀원은 최신 버전의 자료를, 다른 팀원은 오래된 버전의 자료를 사용하여 이슈를 만들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질문만큼이나, 공유된 맥락을 최신으로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결국 질문의 실력은 '상대가 가진 맥락이 어디까지 인가'를 파악하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즉, 상대방의 머리 속에서는 어떤 정보까지 캐시되어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내 질문이 Origin 서버까지 가야하는 Cache Miss 상황일지, 아니면 Edge 서버에서 바로 처리가능한 Cache Hit 상황일지 판단해보세요.
이러한 요소 하나하나가 소통의 효율을 높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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